구글 vs 오라클 Java 라이센스 전쟁

구글 vs 오라클 Java 라이센스 전쟁

지난 8년간 오라클과 구글의 자바 라이센스 분쟁이 끝났습니다. 재판 과정을 지켜보면서 제가 느낀 감정과 사견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이 글은 전적으로 저 개인의 사견임을 먼저 밝힙니다.


재심에서 재판부는 구글은 오라클에 라이센스를 지급할 것을 판결했고, 구글의 대법원 상고 요청이 기각되었습니다. 실질적으로 최종 판결인 것으로 판단됩니다. 앞으로 라이센스 규모 산정 및 협상이 이루어질 것입니다.

구글, 지재권 소송서 오라클에 패배…자바
그림 1: 구글, 지재권 소송서 오라클에 패배…자바

오라클 재판 승소 기사를 보면 다음과 같은 내용을 포함합니다.

  • 구글 자바 라이센스 패배, 안드로이드 개발자 커뮤니티 충격
  • 안드로이드 생태계 흔들
  • 전 세계 IT 업계 SW 개발에 파장

이런 내용을 볼 수 있습니다. 사실 이런 내용은 너무나 과장된 혹은 현실과 먼 이야기 입니다. 이번 소송의 결과는 일반 개발자 및 안드로이드 개발 및 서비스 업체에는 영향이 거의 없을 것입니다.

구글 vs 오라클 라이센스 소송 왜 생긴 것인가?

2005년 7월에 구글은 미국 캘리포니아 주의 팔로알토에 위치한 안드로이드 사를 인수했습니다. 이때부터 안드로이드 플랫폼은 자바 API 명과 자바 문법을 그대로 사용한 상태였습니다. 인수 과정에서 구글의 법무팀은 안드로이드가 지적 재산권 침해 소지가 있다는 것을 간파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구글의 라이센스 법무팀은 라이센스 문제에 굉장히 철저한 것으로 유명하다. 이런 위험 요소를 간과하는 실수를 범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 당시 구글은 라이센스 위험보다는 비지니스 적인 부분에 더 큰 무게를 두고 판단했다고 생각합니다. 이 시기는 스마트 폰 초기였고 애플의 IPhone에 대항할 무언가를 제시해야 했습니다. 이미 IPhone은 Objective-C 기반의 탄탄한 개발자 커뮤니티와 컨텐츠를 확보한 상태였습니다. 비지니스 관점에서 Apple에 빠르게 대항하고 효과적으로 개발자 커뮤니티를 만들기 위해서, 라이센스 소송의 위험을 무릅쓰고 자바 API와 문법을 사용했다고 생각합니다. 결과적으로 안드로이드 인수 시점에 개발 언어를 새로 디자인할 수 있었지만, 빠른 대응을 위해 그리고 개발자 확보를 위해 자바 계속 사용한 것으로 생각합니다.

결국, 그 모험은 성공했습니다. 안드로이드 개발자 커뮤니티와 안드로이드 플랫폼은 크게 성공했습니다. 구글은 안드로이드 플랫폼으로 엄청난 수익을 창출했습니다. 안드로이드로부터 발생한 일차원적인 수익은 큰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물론 이것도 엄청나지만..) 안드로이드는 기본적으로 광고 플랫폼이며, 모발일 시장 확대로 인한 광고 시장 팽창으로 구글은 엄청난 광고 수익을 얻었습니다.

딱 한 가지 작은 문제는 자바의 소유권을 가진 오라클과의 지적 재산권 분쟁이었습니다.

구글의 폐소, 손해인가?

구글과 오라클의 자바 8년 재판의 결과는 구글이 폐소 했지만, 개인적으로 실질적인 승자는 구글이라고 생각합니다. 자바를 선택한 모험은 크게 성공했고, 안드로이드 개발자 커뮤니티와 안드로이드 플랫폼 모두 대박을 터트렸습니다. 그리고 구글은 엄청난 수익을 창출했습니다. 안드로이드로부터 발생한 일차원적인 수익은 큰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물론 이것도 엄청나지만 수익을 만들었지만..) 안드로이드는 기본적으로 광고 플랫폼이며, 스마트 폰의 보급 특히 안드로이드 단말기의 확산으로 모바일 광고 시장이 급성장 했습니다. 전체적인 광고 시장 팽창으로 구글은 엄청난 광고 수익을 얻었습니다.

결과적으로 Java를 그대로 유지한 한 구글의 선택은 안드로이드 성공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플랫폼을 발표할 때 개발자 확보는 가장 중요한 요소입니다. 스마트 폰 초기에 Objective-C를 잘 모르는, IPhone이 생소한 자바 개발자들은 새로운 환경을 익히기보다는 자바를 그대로 사용하는 듯한 느낌을 주는 안드로이드 진영으로 모였습니다.

현재 라이센스 소송 비용은 일차적인 안드로이드 수익만으로도 충분히 지불 가능한 수준이고 생각합니다. 실질적인 광고 수익 증가를 고려하면 그저 작은 지출일 것입니다.

자바가 없이는 안드로이드 개발이 불가능한가?

구글은 사실 꾸준하게 탈 자바를 준비해 왔습니다. 2016년 하반기에 기존의 Dalvic VM을 대체하기 위해서 안드로이드 런타임(Android RunTime, ART)을 출시했습니다. 물론 아직은 라이브러리 호환성에 문제가 있기는 하지만 Dalvic VM의 대안을 만들었습니다. Android 스튜디오를 IntelliJ 기반으로 만들면서 JetBrain과 협업을 늘려 갔고, JetBrain에서 만든 Kotlin은 안드로이드 개발 언어로 안정화가 되었습니다. 2017년 5월 구글IO에서 안드로이드 공식 언어로 발표했습니다. 그리고 Google이 만든 Go-Lang을 꾸준히 발전시켜 나가도 있습니다. 향후 Go-Lang도 안드로이드 개발 공식 언어에 추가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안드로이드 8.1의 Go-Edition
그림 2: 안드로이드 8.1의 Go-Edition

2018년 3월 현재 코틀린은 기능적으로 완전한 안드로이드 개발 언어입니다. 기존 자바의 특징과 Scala의 특징을 모두 사용가능한 더욱 발전한 언어입니다. 이제는 안드로이드 개발에 더 이상 자바가 필요 없습니다. 이번 소송 결과로 구글은 자바에서 코틀린으로 그리고 미래에는 Go-lang으로 넘어갈 완벽한 명분을 얻었습니다. 개발자 커뮤니티도 구글의 의견을 따라서 자바가 아닌 코틀린으로 넘어갈 분위기를 만들었습니다.

이제 안드로이드는 구글이 원하는 모든 것을 갖췄다고 생각합니다.

충분한 개발자 커뮤니티를 확보한 자바가 필요 없는 구글이 완전히 통제하는 모바일 광고 플랫폼 == 안드로이드

안드로이드 개발자 흔들리고 있는가?

자바 라이센스가 문제가 있다고 해서 개발자 및 서비스 업체에 비용이 발생하지 않습니다. 이 것은 구글과 안드로이드 단말기 제조사의 문제입니다. 안드로이드에서 자바 사용에 제한이 조금 더 걸린다고 해서 개발자와 안드로이드 서비스 업체게 안드로이드를 버릴까요? 개발자 커뮤니티의 움직임을 보면 자바에서 코틀린으로 수월하게 넘어갈 것이라고 판단됩니다. 개발자 커뮤니티의 분위기와 최근 코틀린에대한 관심 그리고 국내에 출판된 코틀린 도서를 보면 굉장히 분위기가 좋습니다.

오라클때문에 안드로이드 더 이상 개발 포기한다.

이런 개발자는 없을 것입니다.

국내 코틀린 도서 목록
그림 3: 국내 코틀린 도서 목록

결과적으로 안드로이드 생태계에 큰 변화는 없다고 생각됩니다. 새로운 기술로의 전이로 생태계가 더 활발해질 것 같습니다.

안드로이드 자바 라이센스 분쟁, 최대 수혜자는?

결국 이번 소송의 실질적인 승자는 구글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라클에 라이센스 비용을 지불하는 것으로 안드로이드 플랫폼을 완성했다고 생각합니다. 일반적으로 생각할 때, 현재 언급되는 10조는 굉장히 큰돈이지만 구글이 그동안 안드로이드와 광고 시장 확대로 발생한 수익을 고려하면 미미한 수준일 것 같네요.

이번 재판 결과로 구글은 자바의 걸림돌을 넘어선 완전한 안드로이드 플랫폼을 완성할 수 있는 명분과 분위기를 만들었습니다. 앞으로 자바를 넘어서 Kotlin과 Go-Lang으로 넘어간다면 안드로이드는 구글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광고 플랫폼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주식 시장에서 확정된 악재는 악재가 아니라”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제 구글의 안드로이드에게는 걸릴것이 없습니다. 라이센스 비용이 조금 크게 느껴지지만, 지불사는 구글입니다. 구글 입장에서 큰 부담은 아닐 것 입니다.

결과적으로 이번 재판의 최대 수혜자는 구글이라고 생각합니다. 구글이 원하는 방향으로 안드로이드 플랫폼을 발전시킬 수 있는 명분과 활발한 안드로이드 생태계를 만들 수 있을 것 입니다. 구글 입장에서 안드로이드 플랫폼은 더 좋아질 것 같습니다.

최대 피해자는?

앞으로 이 부분은 관전 포인트입니다. 구글의 지적 재산권 침해가 오라클과 구글의 소송으로 끝날 것인가? 안드로이드 제조사로 확대될 것인가? 이 부분은 굉장히 민감한 부분입니다. 핸드폰 단말기 제조사에 안드로이드는 굉장히 매력적이었습니다. 안드로이드 폰은 WIPI를 사용할 때 핸드폰 1대를 생산할 때마다 Sun Microsystems에 지불하던 라이센스 비용이 필요 없다고 구글이 공헌했으니까요. 단말기 제조사는 정말 좋아라 했습니다.

그러나 이제 안드로이드에 대한 지적 재산권 침해 판결이 났고, 안드로이드 판매로 수익이 발생한 제조사가 판매 물량을 기준으로 라이센스를 지불해야 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 부분이 어떻게 진행될지 주목해야 할 것 같습니다. 상당히 민감한 문제입니다.

만약 라이센스를 지불하는 방향으로 진행될 경우, 그동안 안드로이드 단말기를 제조한 제조사 목록과 판매 단위를 보면 정말 엄청난 사건이 될 수 있습니다. 이런 방향으로 발전한다면 최대 피해자는 안드로이드 단말기 제조사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라클은 자바로 나쁜짓을 하고 있는 것인가?

이번 판결로 오라클이 자바로 장사했다고 비난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제 개인적인 판단으로는 오라클을 비난할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Sun 시절에도 자바 라이센스를 엄격하게 관리했습니다. Java ME로 핸드폰을 만들거나, 자바로 WAS를 개발하여 판매하는 것 등 자바로 인프라를 개발하여 수익 활동을 하는 사업자에게는 라이센스로 관리했습니다. 핸드폰 제조사는 단말기 판대 댓수를 기준으로, IBM, BEA, TMAX 같은 미들웨어 개발업체는 버전별로 라이센스를 부과하고 관리 했습니다. 이런 인프라(핸드폰, 미들웨어) 위에서 자바로 애플리케이션을 만드는 것은 라이센스 관리 영역이 아니였습니다.

정리하면 Sun Microsystems는 애플리케이션이 아닌 인프라 개발에 자바를 사용하고 영리 활동을 하는 사업체를 대상으로 자바 라이센스를 엄격하게 관리해왔습니다. Sun Microsystems가 만든 자바라는 언어는 초기 언어 디자인 단계부터 이런 라이센스 체계를 고려하여 개발되고 관리된 언어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구글의 지적 재산권 침해에 대한 소송은 정당한 행동이라고 생각됩니다. Sun Microsystems는 20번 전부터 자바 라이센스와 지적 재산권을 이렇게 디자인하고 관리해 왔습니다.

마무리

전 이번 재판의 결과가 현재까지는 해피엔딩 헐리웃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 구글은 라이센스 비용 지불에 대한 협상이 부담되기는 하지만, 기존의 수익을 고려할 때, 큰 부담은 아닐 것 같습니다.
    • 반대로 위험요소가 없는 강건한 안드로이드 생태계를 발전시킬 토대를 만들었습니다.
  • 오라클은 Sun Microsystems의 유산으로 큰 기쁨을 얻었습니다.
    • Sun Micorsystem를 74억불에 인수했으니 그 기쁨이 더 클것 같습니다.
    • 8년전 책정된 라이센스 비용은 88억불 이었습니다.
  • 안드로이드 개발자 커뮤니티는 이제 코틀린으로 전환이 가속회 될 것 같습니다.

앞으로 안드로이드 제조사에게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호러 영화가 만들어질까요? 로멘스 영화가 만들어 질까요? 지켜봐야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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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태완
1999년 부터 Java, Framework, Middleware, SOA, DB Replication, Cache, CEP, NoSQL, Big Data, Cloud를 키워드로 살아왔습니다. 현재는 빅데이터와 Machine Learning을 중점에 두고 있습니다.
E-mail: taewanme@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