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000]'스테파네트 아가씨를 찾아 헤맨 나날들' 책 후기

[3/1000]'스테파네트 아가씨를 찾아 헤맨 나날들' 책 후기

최근에 최재원 박사님께서 번역하신 “실체가 손에 잡히는 딥러닝, 기초부터 실전 프로그래밍[↗NW] ”의 도서 리뷰 작업에 참여했습니다. 이 인연으로 지난주에 최재원 박사님을 직접 만나 뵐 기회가 있었습니다. 신간 기술 서적 출간과 관련된 얘기를 하던 중, 박사님께서 직접 집필하신 소설 “스테파네트 아가씨를 찾아 헤맨 나날들“을 선물로 주셨습니다.

데이터 분석가가 쓴 소설?

무엇보다 박사, 엔지니어, 데이터 분석가는 과연 어떤 소설을 쓸지 궁금했습니다. 감성보다는 이성이 압도하는 일을 직업으로 갖는, 일반적으로 메마른 감성의 논리적인 일을 하는 사람은 어떤 소설을 쓸까요? 그리고 “스테파네트 아가씨를 찾아 헤맨 나날들“와 같이 제목에서 느껴지는 로맨스 감성을 잘 살릴 수 있을까요? 데이터 분석가가 쓰는 판타지 소설 정말 궁금했습니다.

책 소개

스테파네트 아가씨를 찾아 헤맨 나날들“은 2014년 6월에 민음사 임프린트사인 황금가지 출판사에서 개최한 제1회 타임리프 소설 공모전에서 1등으로 당선한 소설로 2016년에 출간된 소설입니다. 타임리프(Timeleap) 소설로 후반부에 타임루프(Timeloop)의 느낌이 살짝 묻어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 소설을 라임리프가 아닌 타임루프로 분류하고 싶습니다.1 여기서 타임리프란 “시간을 되돌리는 장르”를 의미하며, 타임루프는 “일정한 주기의 시간이 반복되는 장르”를 말합니다. 제목의 “스테파네트”는 알퐁스 도데의 “별”에 등장하는 여자 주인공입니다. “스테파네트 아가씨를 찾아 헤맨 나날들“은 오랫동안 계속된 첫사랑을 찾기 위한 긴 이야기입니다.2

스테파네트 아가씨를 찾아 헤맨 나날들“은 전형적인 판타지와 로맨스 소설의 구조를 갖습니다. 줄거리는 비교적 간단합니다. 최근에 이혼한 주인공 이민혁은 13년 전에 헤어진 첫사랑 “윤세은”으로 부터 의미를 알 수 없는 편지를 받습니다. 윤세은의 소식을 들으며 그동안 잊었던 첫사랑의 감정을 떠올립니다. 그리고 “윤세은”과 다시 시작하고 싶다는 바램을 갖게 됩니다. 우연히(?) 시간여행이 가능하다는 어느 할머니를 만나게 되고, 이민혁은 이 타임리프를 통해서 과거로 시간여행을 결심합니다. 시간 여행을 통해서 윤세은과 이별하게된 사소한 순간을 되돌리고 첫사랑을 되찾고 싶어 합니다. 주인공은 그 할머니의 도움으로 13년 전으로 31일간 시간 여행을 떠납니다. 2000년으로 시간여행을 한 주인공은 윤세은을 다시 만나고 첫사랑을 되찾기 위해서 여러 가지를 시도하지만 점점 일은 꼬여만 갑니다. 그리고 시간 여행을 통해서 이전에는 몰랐던 여러 가지 사실과 첫사랑과 이별의 진짜 이유를 알게 된다는 내용입니다.

스테파네트 아가씨를 찾아 헤맨 나날들“은 주인공의 1회 타임리프를 다룹니다. tvN에서 방영된 “나인: 아홉 번의 시간여행[↗NW] ”과 느낌이 비슷합니다.

이 책은 전형적인 라임리프 소설로 속도감 있게 읽을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입니다. 문장도 깔끔하고 스토리 구조와 관계도 복잡하지 않아서 흥미롭게 읽을수 있고, 예상과 다른 반전이 있는 결말이 흥미롭습니다. 책 후반부는 긴박한 상황 전개와 속도감이 상당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대부분의 떡밥을 회수하며 친절하게 마무리합니다.

스테파네트 아가씨를 찾아 헤맨 나날들“에 대한 자세한 정보와 여러 리뷰를 다음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다음부터는 강력한 스포일러를 포함합니다. “스테파네트 아가씨를 찾아 헤맨 나날들“를 소설로 먼저 즐기실 분들은 이 다음 내용은 보지 마시기 바랍니다.

단순한 타임리프 구조가 아니다?

타임리프나 타임루프 소설을 읽으면 뭔가 논리가 맞지 않고, 뭔가 미심쩍은 느낌을 자주 받습니다. 타임리프 장르는 간단한 것처럼 보이는 첫인상과 달리 상당히 복잡한 시간 구조가 꼬여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벤져스 엔드게임에서 캡틴 아메리카가 시간 여행을 하고 멀티 버스가 등장하는 장면도 사실은 상당히 복잡한 구조를 갖습니다. “스테파네트 아가씨를 찾아 헤맨 나날들“도 이런 관점에서 타임리프를 곱씹어 봤씁니다.

지금부터 내용은 “스테파네트 아가씨를 찾아 헤맨 나날들“을 읽으며 제가 상상한 배경을 정리합니다. “스테파네트 아가씨를 찾아 헤맨 나날들“을 읽으며 제가 생각한 외전입니다. 이제부터 강력한 스포일러를 포함합니다.

소설속 타임리프 세계관

이 소설의 시간 여행 세계관은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갖습니다.

  • 시간 여행은 사람마다 1번만 가능하다.
  • 시간 여행자는 특정 시간을 선택할 수 있지만, 장소는 선택할 수 없다.
  • 13년 이상 시간으로 이동하면 13년 이전의 자신과 13년 이후 자신 즉 시간 여행자가 동시에 존재하게 된다.
  • 13년 미만 과거로 이동하면 과거의 자신과 시간 여행자는 한 사람이 된다.
    • 과거를 주체적으로 변경할 수 있다.
  • 시간 여행자는 미래의 기억을 모두 가지고 과거로 간다.
  • 시간 여행 중 발생한 변화는 시간 여행자가 복귀하는 미래에 영향을 미친다.
  • 시간 여행자가 원래 시간으로 돌아간 후에도 시간 여행 중에 경험한 일을 기억한다.
  • 시간 여행 사실을 과거의 다른 사람에게 알리면 안 된다.
  • 시간 여행 기간은 최대 31일을 넘길 수 없다.
  • 시간 여행 최대 기간(31일) 넘기면 원래 시간으로 돌아갈 수 없고 시간 축의 미야가 된다.
  • 시간 여행 할머니가 준 종이를 태우면 시간 여행은 언제든지 종료한다.
  • 시간 여행자가 원래 시간으로 돌아가는 지점은 할머니가 결정한다.

이 소설의 주요 등장인물은 다음과 같습니다.

  • 이민혁: 주인공, 이혼남, 첫사랑 윤세은과 재회를 바라는 남자
  • 윤세은: 이민혁의 첫사랑, 1999년 이민혁과 이별하고 2000년 현재 다른 남자와 교제 중
  • 노영태: 윤세은을 짝사랑하는 남자.
  • 배영진: 2000년 1월 윤세은과 교재 중인 남자
  • 마스크맨: 새로운 시간 여행자
  • 이은희: 이민혁을 돕는 2000년의 여인

이 소설에서 주인공 이민혁을 기준으로 타임리프는 1번 진행됩니다. 이민혁은 2012년 7월에 이혼하고 윤세은으로 부터 편지를 받습니다. 그리고 할머니를 만난 후 시간 여행을 시작합니다. 자신이 직접 과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치도록 시간 여행 출발 시점으로부터 13년 이전인 2000년 1월 1일로 이동합니다. 2000년 1월의 이민혁은 시간 여행자의 기억을 갖고 있는 20대 후반의 시간 여행자 이민혁입니다. 2000년 1월 20대 후반 이민혁은 2000년 1월 세은이를 만나 1999년 6월 첫사랑과의 이별을 되돌리려 합니다. 이민혁은 2000년 1월의 여러 가지 사건을 경험하고, 2000년 1월 17일에 원래 시간으로 복귀합니다. 이민혁이 복귀한 시점은 시간 여행을 시작한 2012년 7월이 아닌 2012년 6월로 되돌아 갑니다. 그리고 세은이로 부터 받은 편지가 발송된 배경을 알게됩니다. 그리고 이민혁 기준에서 더는 시간 여행은 발생하지 않습니다.

- 그림 1. 민혁 기준 타임라인과 타임리프 구간

이 소설의 후반부가 되면 또 다른 시간 여행자인 마스크맨이 등장합니다. 마스크맨은 2014년 시간 여행자로 15년 전 자신의 과거를 바꾸기 위해서 시간여행을 시작한 또 다른 시간 여행자입니다. 마스크맨은 타임루프에 갇힌 2014년의 배영진입니다. 마스크맨을 기준으로 타임리프를 계산한다면 이 소설에는 배영준을 기준으로 n+2번 그리고 에피소스의 추가 타임리프 1번 총 (n+3)번의 시간 여행이 반복됩니다.

배영진을 기준으로한 타임리프 혹은 타임루프

소설에서 배영진에 대해서는 자세하게 언급하지는 않지만, 배영진 관점에서 스토리를 재구성하면, 이 소설은 복잡한 타임리프 구조를 갖게 됩니다. 타임리프 관점에서 이 소설 시간 여행의 주체는 배영진입니다. 따라서 배영진을 중심으로 소설을 재구성해 봤습니다.

배영진은 어떤 이유로 윤세은과 헤어졌고, 이민혁과 마찬가지로 2014년에 시간 여행 할머니를 만납니다. 시간 여행 할머니의 도움을 받아 2000년 1월로 시간 여행을 떠납니다. 2000년 1월은 배영진과 세은의 관계가 망가진 사건이 발생한 시점입니다. 이 사건을 막으면 배영진과 세은의 관계는 원래대로 돌아가고, 자신과 세은이 결혼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2014년의 배영진이 2000년으로 타임리프하면 15년 전으로 이동하게 됩니다. 따라서 2000년 1월에는 2000년의 배영진과 2014년에서 온 시간 여행자 배영진(마스크맨)이 공존하게 됩니다.

- 그림 2. 배영진 기준 1차 타임리프

그림 3과 같이 2014년의 배영진은 2000년 1월로 타임리프를 시도합니다. 2000년 1월 세은에게 걸린 자신의 실수를 막으면, 세은과 헤어지지 않고, 세은이와 결혼 및 현재의 불행한 현실이 바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간단한 일이라고 생각했던 배영진의 타임리프는 복잡하게 꼬여 갑니다. 윤세은을 절대적으로 짝사랑하는 사랑꾼 노영태라는 존재가 끊임없이 배영진의 시간 여행을 방해합니다. 노영태의 방해로 윤세은과의 관계가 정상적으로 돌아오지 않고, 계속 상황이 꼬여갑니다. 시간 여행자 배영진은 어떤 이유로 시간 여행 제한 시간을 넘기게 되고, 영원한 시간 축의 미아가 됩니다.

2012년 6월 배영진은 영국에서 다음과 같은 대사를 합니다.

“빌어먹을 또 실패했구나. 노파를 만나려면 아직도 2년이나 남았는데.”

이 대사로부터 배영진은 첫 번째 시간여행에서 31일 동안 시간 여행을 종료하지 못했고, 31일 시간을 넘기면서 시간 축의 미야가 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배영진은 2000년 1월을 시작점점이고 배영진이 시간 여행 할머니를 만나는 2014년을 주기로하는 15년 주기의 타임루프에 빠지게 됩니다.

- 그림 3. 배영진의 2 ~ n 차 타임루프

타임루프에 빠진 배영진의 탈출구

타임루프에 빠진 배영진에게는 두 가지 문제가 생겼을 겁니다. 첫 번째 문제는 노영태가 있는한 윤세은과 2000년 배영진과의 관계를 회복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노영태는 세은이만을 바라보는 인물로 시간 여행자 배영진이 꾸미는 모든 일을 방해하고 윤세은을 지킬 것입니다. 수많은 타임루프를 경험하며 배영진은 자기 힘만으로는 노영태를 이길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되었을 것 입니다. 두 번째 문제는 자신이 타임루프를 빠져나갈 방법이 없다는 것입니다. n번째 타임루프에서 배영진은 윤세은에게는 이민혁이라는 존재가 있고, 이민혁이 시간 여행 할머니의 종이를 부적으로 갖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됩니다. 이민혁은 2012년 6월 어머니로 부터 이 부적을 받게 되고, 이 장면을 목격한 배영진은 이민혁 역시 시간 여행 할머니와 관계가 있고, 타임루프가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이민혁이 2000~2012년 시간대로 시간 여행을 한다면, 배영진은 이민혁이 시간 여행 종이를 빼앗아 타임루프를 빠져나갈 가능성이 생깁니다. 이렇게 타임루프에 빠진 배영진에게 이민혁은 윤세은을 되찾고 타임루프를 빠져나갈 소중한 존재가 됩니다. 이 순간부터 배영진은 치밀한 계획을 세웁니다.

이민혁 유인작전 1차 시도: 실패

n+1번째 타임루프에서 배영진은 2012년 이민혁의 이혼을 이용하여, 이민혁을 타임리프 시키는 계획을 세웁니다. 이민혁을 타임루프 시킨다면, 이민혁을 이용하여 노영태를 제거할 수 있고, 노영태를 제거하면 2000년 배영진과 윤세은의 관계를 회복시킬 수 있으며, 마지막으로 2000년에 시간여행 중인 이민혁의 죽이고 타임리프 종료 종이를 빼앗아 자신에게 걸린 영원한 타임루프의 저주를 풀고자 합니다.

- 그림 3. 배영진의 n+1 차 타임루프

이혼으로 혼란스러운 이민혁에게 첫사랑 추억을 자극할 계획을 세웁니다. 배영진은 윤세은이 자신에게 보냈던 편지를 위조하여 이민혁에게 보냅니다.

세은이 글씨랑 똑같이 안 쓰면 그 새끼 또 눈치챌지 몰라. 이번엔 절대로 실수 안한다고 이민혁 씹세끼야….

위의 대사로 볼 때, 안타깝게도 배영진의 1차 시도는 조악한 편지로 인해 실패했습니다. 편지를 받은 이민혁은 조악한 편지 상태로 장난 편지로 치부하고, 윤세은과의 과거를 떠올리지 않고 시간 여행을 시도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이민혁 유인작전 2차 시도: 성공

n+1번째 타임루프에서 이민혁 유인작전 실패로 또 한 번의 15년을 허망하게 보낸 배영진은 이번에는 계획을 철저하게 세웁니다. 윤세은 글씨체를 연습하여 완전한 위조 편지를 작성하고, 윤세은 과동기와 아나운서 학원에 윤세은이 영국에서 불행하게 살고 있다는 뉘앙스의 소문을 냅니다. 그리고 윤세은이 이혼하고 불행하게 영국에서 살고 있다는 소문이 윤세은 과동기인 박재상과 케이블 TV 아나운서인 맞선녀로부터 이민혁에게 흘러가도록 치밀한 계획을 세웁니다.

배영진의 n+2 타임루프에서 이민혁은 배영진의 계획에 빠져 윤세은을 되찾고자하는 타임리프를 시작합니다.

- 그림 3. 배영진의 n+2차 타임루프, 이민혁의 타임리프 시작

윤세은이 박영진에게 영국에서 편지를 쓴 이유

배영진은 타임리프를 시도하기 전에 영국으로 이주한 윤세은에게 집착한 것으로 예상됩니다. 소설에서는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지만 다음과 같은 상황은 배영진 때문에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 2000년 윤세은의 유산과 영국 이민
  • 윤세은 친정집의 이사
  • 윤세은의 소식을 모르는 친구 들
  • 더는 자신을 찾지 말라고 배영진에게 보낸 윤세은의 편지

이런 상황은 윤세은이 결혼 이후에도 배영진이 계속을 집착을 보여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민혁과 함께하는 배영진의 n+2번째 타임루프

배영진은 n+2번째 타임루프에서 이민혁의 타임리프와 함께 진행됩니다. 배영진 입장에서 타임루프를 윤세은과의 관계를 되돌리고 타임루프을 탈출할 절호의 기회입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배영진 욕심이 너무 많았습니다. 이민혁과 노영태의 벽을 넘지 못했고, 윤세은과의 과거를 되돌리지도 못했습니다. 그리고 이민혁의 종이를 빼앗지도 못했습니다. 모든 계획은 허무하게 실패로 돌아갔습니다. 더욱이 시간 여행 할머니는 이민혁이 시간 여행을 종료할 때, 현재 윤세은의 행복한 모습과 배영진이 편지를 위조하는 모습을 모두 보여줍니다. 더는 이민혁이 타임리프에 참여하지 않도록 조치합니다.

이 책에서 다루는 전체 스토리는 배영진의 n+2 번째 타임리프만을 다룹니다. 이민혁에게는 첫 번째 타임리프지만, 배영진 입장에서보면 수많은 타임루프 중에 이민혁이 개입한 첫음이자 마지막 타임리프가 됩니다. 이제 배영진은 다른 시간 여행자와 만날 수 없는 영원한 시간 축의 미아가 됩니다.

이민혁을 위한 또 한 번의 타임리프

이민혁은 1994년 MT 숙소 평상에서 별자리를 바라보며 대화했던 윤세은을 첫사랑으로 간직합니다. 소설의 마지막 에필로그에서는 1994년 MT에서 이민혁과 별자리를 바라보는 대상은 윤세은이 아닌 이은희로 바뀝니다. 에필로그를 통해서 이민혁의 첫사랑이 윤세은에서 이은희로 바뀌는 또 한 번의 타임리프가 있었다는 사실을 짐직할 수 있습니다. 이번엔 누가 타임리프를 한 걸 까요?

시간 여행 할머니는 이미 오래전에 타임리프를 경험했기에, 더는 타임리프를 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마지막 타임리프는 n+2번째 타임루프의 2000~2007년 이은희가 시도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2000~2007년은 이은희가 시간 여행자 이민혁을 만나고 1994년으로부터 13년을 넘지 않는 시간대입니다. 이민혁이 시간여행을 끝마치고 떠났을 때, 이은희는 이상했을 겁니다. 1월 1일 만난 시간여행 이민혁과 2000년에 남겨진 원래 이민혁은 느낌이 많이 달랐을 겁니다. 이 점을 이상하게 느낀 이은희는 예전에 이민혁의 쪽지를 숨겼을때 기록해 놓은 주소를 찾아 갔을 겁니다. 그리고 그 집에서 시간 여행 할머니를 만납니다. 시간 여행 할머니는 2000년 2월에 동선동 다방으로 이사올 계획이었습니다. 이민혁 쪽지의 동선동 다방에서 시간 여행 할머니를 만난 이은희는 시간 여행을 결심합니다.

배영진의 n+2번째 타임루프에서 이은희는 이민혁으로부터 1994년 MT의 의미에 대해서 들었습니다. 따라서 2000~2007년 사이에 이은희는 시간 여행 할머니를 만나고 1994년 가출했던 시점으로 타임리프합니다. 그리고 1994년 이민혁을 직접 만나고, 스스로 스테파네트 아가씨가 됩니다. 그리고 이민혁에서 “별자리 얘기 거짓말 같다며” 무안을 주고 바로 타임리프로부터 빠져 나옵니다.3 그리고 현재 시점에서 이민혁의 첫사랑으로써 새로운 사랑을 만들어 갔을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시간 여행 할머니의 역할 그리고 금반지

시간 여행 할머니는 배영진에게는 영원한 타임루프의 형벌을 주고, 이민혁에게는 과거를 정리하고 새로운 스테파네트 아가씨를 만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이 소설의 절대 권력자, 사케(사기 케릭터)입니다. 이민혁을 죽이려 하고 했고 여러 사람을 기만했던 배영진에게는 영원한 형벌을 내립니다. 과거 분식점에서 이민혁 어머니에게 따듯한 배려를 받은 시간 여행 할머니는 이민혁이 이혼한 현재와 과거를 모두 정리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마지막 에피스도에서 이민혁이 새로운 스테파네트 아가씨를 만나 행복한 인생을 만들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 줍니다.

시간 여행 할머니가 분식점에서 이민혁 어머니를 만날 때, 금반지를 사용했다는 내용이 나옵니다. 왜 갑자기 금반지였을까요? 시간 여행을 할 때, 시간 여행자가 갖고 있는 화폐를 사용하면 문제가 됩니다. 소설에서도 2000년도로 시간여행한 이민혁이 2012년 오만원권 지폐를 갖고 있기 때문에 경찰서에 끌려가는 에피소드가 나옵니다. 시간 여행 중에 어디서든 사용할 수 있는 편한 지불 수단은 금이 아닐까요? 이런 의미에서 할머니는 금을 소지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결말: 스테파네트 아가씨를 찾아 헤맨 사람은?

스테파네트 아가씨를 찾아 헤맨 나날들“에서 끊임없이 스테파네트를 찾아 헤맨 사람이 누굴까요?

주인공 이민혁이 첫사랑 윤세은과 사귄 시간은 약 2년 정도입니다. 2000년 이별을 하고 2007년에 결혼을 했습니다. 1999년에 윤세은과 이별하고 괴로워하기는 했지만 그렇게 오랜 기간 찾아 헤매지는 않았습니다. 이민혁이 첫사랑 아가씨를 찾아 헤맨 날이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배영진은 수많은 타임루프 속에서 윤세은에 집착하지만, 과연 윤세은이 첫사랑인지는 의문입니다. 스페타네트가 첫사랑을 강조한다면 왠지 윤세은은 배영진이 가장 집착한 여자일 뿐이지 첫사랑은 아닐 것 같습니다.

스테파네트 아가씨를 찾아 헤맨 나날들“를 보낸 남자는 고영태라고 생각됩니다. 고영태는 배영진의 수많은 타임루프 속에서 윤세은을 지키고 사랑한 장본인입니다. 그리고 고영태의 행동을 볼 때, 고영태의 첫사랑은 윤세은일 것 같네요. 수 없이 반복되는 나날들 속에서 첫사랑을 지킨 남자는 고영태인 것 같습니다.

스테파네트 아가씨를 찾아 헤맨 나날들” 모처럼 재미있게 읽은 타임리프 소설이었습니다. 90년대 초반 학번과 2000년에 20대 후반을 보내신 분들이라면 그 시절을 다시 한번 생각하며 즐길 수 있는 편안한 타일리프 소설입니다.

공백이 아름다운 책

처음에 “스테파네트 아가씨를 찾아 헤맨 나날들“을 읽을 때, 책이 비교적 쉽게 읽히고 속도감이 있다는 장점과 함께 너무 타임리프 구조가 간단하고 치밀하지 못한것 같다는 부정적인 느낌을 함께 받았습니다. 이민혁 입장에서 타임리프를 보면 이해가 안가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배영진 입장에서 구조를 분석해 보면, 이 책의 타임리프 구조는 매우 복잡하고 짜임새가 있습니다. 지나치게 복잡하고 치밀합니다. 배영진 입장에서 이야기를 진행했다면 너무 지루하고 복잡하게 느껴졌을 것입니다. 여러 타임리프 중에 1개인 이민혁의 타임리프를 중심으로 배영진의 타임루프 구조를 숨기고 마스크맨 배영진을 마지막까지 숨긴 선택은 매우 탁월한 것 같습니다.

치밀한 구조를 만들어 놓고, 그 위에 공백이 많은 간단한 구조를 핵심 축으로 이야기를 전개하는 방식은 작가가 선택하기 상당히 어려운 결정이라고 생각합니다. 미리 준비한 정보와 구체적이고 꼼꼼하게 디자인한 장면을 지우고, 그 부분을 공백으로 남겨둔다는 상당한 용기가 필요합니다. 이런 관점에서 “스테파네트 아가씨를 찾아 헤맨 나날들“의 저자인 최재원 박사님은 배영진 입장에서 치밀한 타일루프 구조를 만들고, 이영진 관점에서 단순한 타임리프로 이야기를 전개함으로써, 단순하고 속도감 있는 전개와 치밀한 스토리 구조를 모두 만족시켰습니다. 결과로 판단하건데 최고의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한 가지 의문점

마지막으로 이 책의 설정 중에서 이해가 안 가는 것이 한 가지 있습니다.

2000년 1월에 시간여행 할머니를 찾기 위해서 이민혁이 방문한 다방에서 등장하는 윤세은을 닮은 종업원

왜 갑자기 윤세은과 닮은 다방 종업원이 등장할까요? 이 묘사는 동선동 다방과 시간 여행 할머니, 윤세은의 관련성을 부각하기 위한 기초 설정일까요? 아미면 단순히 이민혁이 윤세은에게 집착하고 있다는 묘사일까요? 이 부분은 좀 의아합니다.


  1. 스테파네트 아가씨를 찾아 헤맨 나날들“은 이민혁을 중심으로 본다면 타임리프지만, 배영진을 줌심으로 본다면 타임루프입니다. [return]
  2. 스테파네트 아가씨를 찾아 헤맨 나날들“에서 첫사랑을 찾아 헤메는 주인공은 누구일까요? 제가 생각하는 주인공은 이민혁이 아닙니다. ^^ [return]
  3. 이은희가 평상에서 집주소를 말하면 잠들은 모습은 이민혁이 타임리프를 빠져나갈 때 같은 모습으로 묘사됩니다. [retur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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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태완
1999년 부터 Java, Framework, Middleware, SOA, DB Replication, Cache, CEP, NoSQL, Big Data, Cloud를 키워드로 살아왔습니다. 현재는 빅데이터와 Machine Learning을 중점에 두고 있습니다.
E-mail: taewanme@gmail.com